2014년 2월 19일 수요일

그리스 신은 인간과 뭐가 다르지?

그대는 참 이상하구려. 언제나 억측이나 하며 나를 감시하니 말이오. 그래 봐야 별수 없을 것이며, 오히려 내 마음에서 점점 더 멀어질 것이오. 그리고 그것은 그대에게 더욱 참담할 것이오.
- 일리아스, 천병희 역, 단국대학교출판부, p. 20

이 구절만 따로 놓고 보면 연인 혹은 부부 사이에서 남자가 여자에게 하는 말 같지만, 사실 이것은 테티스가 무슨 부탁을 했냐는 헤라의 추궁에 제우스가 대꾸한 말이다. 인간 부부 사이에 주고받을 법한 내용 아닌가?

이어지는 내용은 더욱 가관이다. 헤파이스토스가 어머니 헤라를 위로한다며 이런 말을 한다.

참으십시오, 어머니, 마음이 상하시더라도 꾹 참으십시오. 저는 사랑하는 어머니께서 내 면전에서 얻어맞는 것을 보고 싶지 않습니다.

이것은 신들의 가정폭력 아닌가!

2014년 2월 10일 월요일

민주주의의 우민화

헬레니카, 크세노폰, 최자영 역, p. 47
민주주의의 우민화 사례라고 할만한 사건. 전투에 승리한 뒤 난파한 선원들을 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승리한 장군들이 사형을 당했다.
이때 아테네인들이 군중심리에 휩쓸린 것인지 모종의 음모에 따라 선동을 당한 것인지 분명치 않다. 다만, 절차를 따르지 않고 성급하게 일을 처리했다가 금방 후회했던 것은 분명한 것 같다.
여기서 영국이 해전에서 패한 빙 제독을 처형했던 사건이 떠오르는데, 당시에도 그 사건이 여론무마용조치였기에 많은 식자들이 혀를 찼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아테네는 이 사건 이후 몰락했던 반면, 영국은 그렇지 않았으니 그 차이가 뭘까?

2014년 2월 9일 일요일

포텐셜

세계관의 전쟁, p. 405
뇌세포를 쪼개가면서 장미의 빨강이 어디서 오는지 찾는다면, 그 세포는 결국 에너지 파동으로 사라져버릴 것이고, 그 파동은 붕괴해서 잠재력이 될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잠재력은 아마 물리학에서 말하는 포텐셜(potential)이 아닐까 한다. 나는 영어를 번역하지 않고 굳이 포텐셜로 표현할 필요가 있을까 의문을 품어왔는데, 이 문장을 보니 잠재력이라고 해야 의미를 제대로 살릴 수 있을 것 같다.

2014년 1월 30일 목요일

로마군의 공성기술


강대국의 비밀, 배은숙, p. 377.
공성전은 일단 시작부터 측량술이 필요할 정도로 첨단 공학기술이 필요한 군사행동이었다.

강대국의 비밀, 배은숙, p. 385.
앞에서 설명한 바에 따르면, 서로마 지역에서 주적인 게르만인들은 이렇다할 성도 공성술도 갖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로마군의 공성전 역량도 자연스럽게 퇴보한 것으로 설명했다. 그렇다면 도대체 서로마 제국이 공성술을 버렸다고 할 수 있는가?

로마 제국 군대의 기강 해이

강대국의 비밀, 배은숙, p. 364
군인의 생활이 엉망이라는 것은 그것을 강요하는 지휘관이 없었다는 의미이다. 지휘관이 병사들의 생활에 무관심하거나 알고도 재제를 가하지 않으니 병사들이 훈련을 하지 않는 것이었다. 병사들이 업무 중에 낮잠을 자도, 주둔지 경비를 하지 않아도, 주변 지역을 순찰하지 않아도 처벌하거나 간섭하지 않았다. 약탈이나 착취, 병사들의 인기만을 원하는 지휘관들이 어떻게 병사들에게 엄격한 훈련을 시키고 군기를 다잡겠는가.

아쉽게도 지휘관들이 왜 그렇게 훈련이나 군율에 무관심하게 됐는지를 설명하지 않았다.

마리우스 개혁과 사병화

강대국의 비밀, 배은숙, p. 318
마리우스 개혁의 두번째 약점은 군인의 사병화 현상이 나타났다는 점이다. 하층민들을 입대시켰지만 그것만으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다. 기존 방식대로 수십 년을 급여만 받으면서 복무하라고 한다면 병력 부족 현상이 또다시 일어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마리우스는 아프리카에 도착한 후 비옥하고 부유한 지역을 공격하여 빼앗은 모든 것을 병사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병사들 입장에서 땅과 돈을 주는 군사령관은 자신의 생계를 책임져주는 사람이었다. 정복한 국가의 땅을 병사들에게 분배하라고 최종적으로 승인하는 것은 원로원이지만 원로원이 그런 승인을 할 수밖에 없도록 압력을 넣은 사람은 군사령관이었기 때문이다. 자연히 국가에 대한 애국심보다 군사령관에 대한 충성심이 더 강할 수밖에 없었다.

마리우스는 자신의 개혁을 일시적인 임시방편으로 생각했던 것일까? 중산층의 붕괴로 병력자원이 고갈된 결과 무산자를 입대시켰고, 무산자는 무기를 자기 돈으로 구입할 수 없으니 재산에 따른 병종 구분이 무의미해서 대대 편제를 택한 것이 마리우스 개혁 아닌가? 그렇다면 마리우스가 전리품을 분배하는 방법으로 중산층을 강화하려 한 것은 로마군을 다시 중대 편제로 되돌릴 의사가 있었다는 의미이다.
생각이 복잡해진다.

마리우스 개혁과 기병

강대국의 비밀, 배은숙, pp. 312-314.
사진 속에 제시된 이유가 전부라면 마리우스의 개혁이 문제가 아니라 로마 자체가 기병에 약점이 있었다고 봐야 하는 것이 아닐까? 이 부분에서는 중대 편제로 개혁했을 때와 비교해 기병이 얼마나 약해졌는지를 보여 주지 않았기 때문에 논거에 수긍이 가지 않는다.

추가.
p. 322
아우구스투스 황제는 군단을 재정비하면서 기병대를 군단에 부속시켰다. 로물루스가 군단을 창단할 때부터 군단에는 300명의 기병이 있었다. 그러나 마리우스 이후 로마의 기병대는 상당히 약화되어 있었다.

뒤에 나온 내용을 보니 이제 말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