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2월 25일 화요일

일리아스와 자동화

아직 로봇이 그다지 흔치 않았던 시절, SF 소설에 주제로든 소제로든 자주 등장하는 것이 로봇이었다. 그리고 로봇이라는 말이 체코의 어느 작가에게서 나왔다는데, 일리아스의 헤파이스토스 부분을 보니 서양 문화에서는 그 기원이 꽤 오래 됐다.

2014년 2월 21일 금요일

안드로마케와 헥토르

어찌 보면 남편 혼자 싸움터를 벗어난다 해도 결국 전쟁에 지면 아무 소용이 없지만, 안드로마케의 호소는 전혀 어리석은 아녀자의 이기심처럼 보이지 않는다.
이게 호메로스가 직접 창작해 낸 작품이 아니라고 하지만 참 대단하다고 감탄할 수밖에 없다.

2014년 2월 19일 수요일

그리스 신은 인간과 뭐가 다르지?

그대는 참 이상하구려. 언제나 억측이나 하며 나를 감시하니 말이오. 그래 봐야 별수 없을 것이며, 오히려 내 마음에서 점점 더 멀어질 것이오. 그리고 그것은 그대에게 더욱 참담할 것이오.
- 일리아스, 천병희 역, 단국대학교출판부, p. 20

이 구절만 따로 놓고 보면 연인 혹은 부부 사이에서 남자가 여자에게 하는 말 같지만, 사실 이것은 테티스가 무슨 부탁을 했냐는 헤라의 추궁에 제우스가 대꾸한 말이다. 인간 부부 사이에 주고받을 법한 내용 아닌가?

이어지는 내용은 더욱 가관이다. 헤파이스토스가 어머니 헤라를 위로한다며 이런 말을 한다.

참으십시오, 어머니, 마음이 상하시더라도 꾹 참으십시오. 저는 사랑하는 어머니께서 내 면전에서 얻어맞는 것을 보고 싶지 않습니다.

이것은 신들의 가정폭력 아닌가!

2014년 2월 10일 월요일

민주주의의 우민화

헬레니카, 크세노폰, 최자영 역, p. 47
민주주의의 우민화 사례라고 할만한 사건. 전투에 승리한 뒤 난파한 선원들을 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승리한 장군들이 사형을 당했다.
이때 아테네인들이 군중심리에 휩쓸린 것인지 모종의 음모에 따라 선동을 당한 것인지 분명치 않다. 다만, 절차를 따르지 않고 성급하게 일을 처리했다가 금방 후회했던 것은 분명한 것 같다.
여기서 영국이 해전에서 패한 빙 제독을 처형했던 사건이 떠오르는데, 당시에도 그 사건이 여론무마용조치였기에 많은 식자들이 혀를 찼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아테네는 이 사건 이후 몰락했던 반면, 영국은 그렇지 않았으니 그 차이가 뭘까?

2014년 2월 9일 일요일

포텐셜

세계관의 전쟁, p. 405
뇌세포를 쪼개가면서 장미의 빨강이 어디서 오는지 찾는다면, 그 세포는 결국 에너지 파동으로 사라져버릴 것이고, 그 파동은 붕괴해서 잠재력이 될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잠재력은 아마 물리학에서 말하는 포텐셜(potential)이 아닐까 한다. 나는 영어를 번역하지 않고 굳이 포텐셜로 표현할 필요가 있을까 의문을 품어왔는데, 이 문장을 보니 잠재력이라고 해야 의미를 제대로 살릴 수 있을 것 같다.